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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의 힘, ‘돌아온 노병’ 보수를 묶다

 
ㆍ‘국가 우선’ 애국·영웅 이미지 부각
ㆍ‘이단아’도 무당파 마음 얻는 무기로

매케인의 부상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4일 끝난 공화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오바마에게 뒤지던 판세를 뒤집어 놓았다. 이런 현상은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일으키는 돌풍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충분치 않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저력에 새삼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매케인은 지난 5일 이후 치러진 11번의 주요 여론조사 결과 2.1%의 차이(47.4% 대 45.3%)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앞서고 있다. 14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예상 결과 선거인단 수에서도 20명을 앞서고 있다.

‘제독의 아들’에서 ‘전쟁 영웅’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진 그가 ‘공화당의 이단아’와 ‘대선 3수생’의 결함을 딛고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케인의 부상은 무엇보다 지난 1년여 동안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벌인 현란한 드라마에 넋을 잃었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보수 정체성을 확인시켜준 데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2000년과 2004년 대선의 공화당 경선과정에서 잇따라 패배를 안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전당대회를 계기로 화해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지난주 NBC·월스트리트 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공화당원은 지난달 12%에서 34%로 늘었다. 보수 결속력이 강해진 셈이다.

지난 3월4일 공화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대세를 가르고도 보수색이 엷다는 이유로 당내 보수파의 견제를 받았던 그가 부활하게 된 계기는 안보문제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한 게 전환점이 됐다. 때마침 허리케인 구스타브의 북상으로 국가적 재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전당대회 주제로 내세운 ‘국가 우선(Country First)’은 성공적으로 각인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해군 제독이었다는 배경과 5년6개월 동안 하노이에서 포로생활을 한 그의 과거가 이 같은 애국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9·11 테러의 악몽에서 7년째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미국민들에게는 안전을 보장해줄 영웅의 이미지로 다가갔다는 점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매케인의 ‘이단아’ 이미지는 되레 강점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불법체류자 추방에 예외를 둬야 한다는 온정적 이민정책과 공화당의 기반인 재계를 당황케 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오히려 대선의 향방을 쥔 중도 무당파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는 전당대회 전 40%에 불과했던 백인 무당파의 매케인 지지율이 52%로 뛰었다. 백인 여성들에게서는 오바마에 비해 6%포인트 뒤졌던 지지율이 7%포인트 우세로 돌아섰다. 인종 편견을 감안하더라도 매케인의 중도통합 정치에 대한 지지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을 비판했다가 영구화하겠다고 말을 바꾸고, 모든 수단을 동원한 뒤에야 전쟁에 나서야 한다면서 비판했던 이라크 전쟁의 옹호자로 변신한 것은 혼잡한 선거판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오바마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변화’의 주역이라는 이미지를 상당부분 잠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14일자에 따르면 민주주의 콥스의 여론조사 결과 매케인을 변화의 주역으로 꼽은 응답자는 44%로 전당대회전 16%에 비해 껑충 뛰었다. 오바마의 변화가 미국의 변화인 반면에 매케인의 변화가 주로 불법정치자금에 오염된 워싱턴의 부패한 정계에 대한 변화를 말하고 있지만 차별성이 희미해지고 있다.

공화당의 비주류에서 대선주자 자리를 꿰찬 매케인이 ‘돌아온 노병’답게 계속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가면서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 주목된다.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jh@kyunghyang.com>

by 예서할배 | 2008/09/15 22:12 | 컨설턴트의 길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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